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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나주시에 따르면 나주시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4일 오후 2시 시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고구려궁 존치·철거 관련 대시민 토론회를 갖고 이후 곧바로 내부 회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2023년 7월 출범한 시민권익위는 현장 중심의 소통과 경청,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는 민·관 협치 기구다.
다수 주민 숙원사업, 갈등관리사업, 애로사항 등을 안건으로 상정해 토론과 심의·의결 과정을 거쳐 실질적인 해법과 정책을 행정에 시정 권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민권익위는 이날 시민 토론회 이후 위원 회의를 갖고 고구려궁 존치 및 철거 입장 측 구조 전문가 2명씩을 추천받아 4월 중순 이내 전문가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토론 결과를 토대로 고구려궁 철거 이슈와 관련된 정책 권고안을 최종 결정하고 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3월 말까지 전문가 추천이 없을 경우 토론 없이 기존 사업계획대로 고구려궁 철거를 결정하는 정책 권고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앞서 14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시민토론회 석상에는 토론 좌장을 맡은 최영태 시민권익위 공동위원장을 비롯해 조철희 한국구조안전연구원 대표, 최우람 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남철 나주역사교육연구회 대표, 최현호 함께만들어가는 세상 대표가 토론 발제자로 참여했다.
위원장 추천을 통해 천득염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서금석 호남학진흥원 책임연구원도 대안제시 발제자로 토론에 임했다.
장내엔 남도의병역사공원이 들어설 공산면 주민, 의병 문중, 언론인, 윤병태 시장을 비롯한 시청 공무원 등 100여명이 좌석을 가득 채웠다.
윤병태 시장은 인사말에서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이 의로운 나주 정신을 계승하고 역사문화의 메카로서 지역발전을 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길 바라는 마음은 시민 모두가 같다고 생각한다”며 “고구려궁 찬반을 놓고 여러 의견과 대안이 있지만 토론을 통해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현실적인 방향을 충분히 숙의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은 고구려궁 철거 관련 발제 및 대안 제시, 시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발제자로 토론에 참여한 최현호, 김남철 대표는 기존 건축물을 존치·활용해 남도의병역사박물관과 시너지를 내는 방안으로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는데 방점을 두고 고구려궁 철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전문가 측 발제자인 조철희 대표는 2022년 전라남도 정밀안전점검 결과를 토대로 고구려궁 하부 구조물 콘크리트 강도, 탄산화 조사, 결함 조사 등을 세부적으로 설명하며 구조적 안전성 및 내구성을 고려할 때 철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우람 책임연구원은 2023년 남도의병역사공원 부지 내 기존건축물 활용 등 타당성 연구 결과로 도출된 ‘전체 철거 후 조경 공사’, ‘상부 철거 및 하부 리모델링’, ‘전체 존치를 통한 상·하부 리모델링’ 등 3개 대안을 차례로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3개 대안의 30년 추계 B/C값과 각각의 예산 규모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3개 모두 경제성은 떨어지지만 전체 철거 후 조경 공사를 했을 때 그나마 경제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은 남도의병의 구국 충혼을 기리고 의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전라남도의 역점사업이다.
전라남도는 지난 2020년 7월 공모를 통해 나주시 공산면 소재 나주영상테마파크 일원 약 11만평을 남도의병역사공원 및 박물관 조성 입지로 선정했으며 오는 2025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박물관 건립 절차를 밟고 있다.
윤규진 기자 kor74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