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동구, 공직사회 기강 대신 직원들 氣 살리는 ‘워라밸 근무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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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동구, 공직사회 기강 대신 직원들 氣 살리는 ‘워라밸 근무 혁신’

재능기부 작사 ‘퇴근송’·가족 사랑의 날 확대 운영 등 정시 퇴근 독려

광주광역시 동구, 공직사회 기강 대신 직원들 氣 살리는 ‘워라밸 근무 혁신’
[한국저널뉴스]“내일이 있잖아 내가 기다렸던 날이잖아. 오늘이 하루 끝이 아니니까 얼른 우리 집으로 돌아가자. (중략) 다들 기계처럼 하는 서류 정리, 몸 던져 퇴근이란 목적지로 번지, 하루 끝이 보일 때 동료와 나누는 덕담, 가족 친구 누구에게든 전화를 건 다음, 기다려 금방 갈게 얼른 데리러 나와.”

매주 수·금요일 퇴근 시간이 되면 구청 내 울려 퍼지는 ‘퇴근송’이다. 기존 형식적인 ‘가족 사랑의 날’을 알리는 청내 방송보다는 사회복무요원이 재능기부로 작사한 이색적인 귀가 방송 덕분에 정시 퇴근을 독려하는 분위기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는 광주 동구(청장 임택)가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과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근무 여건’ 등을 조성하고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근무 혁신’에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앞서 정부가 지난 2018년 발표한 ‘정부기관 근무혁신 종합대책’을 계기로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적극적인 가정 친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동구 역시 그동안 건강하고 생산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고자 권장연가일수(10일) 지정 및 연가 보상, 가족 사랑의 날 등을 운영해왔다. 올해부터는 가족 사랑의 날을 기존 주 1회에서 주 2회로 확대·운영하고, 대신 수요일은 자율 시행을, 금요일만 초과근무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비자발적인 ‘워킹 홀릭’에 빠진 직원들의 정시 퇴근을 독려하기 위함이다.

특히 자유롭게 연가를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연가 사유 묻지 않기, 직원 문화탐방 프로그램 연계 시행, 생일·결혼기념일 등 가족 기념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또한 행정 서비스에 차질이 없는 범위 내에서 유형별(탄력·재량·원격근무제) 유연근무제 사용 활성화에 나섰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공직사회부터 선도적으로 워라밸 문화를 장려해야 민간 분야까지 확산시킬 수 있고, 근무 기강을 다잡는 대신 직원의 기(氣)를 살리는 ‘역발상’ 시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다양한 세대와 직급이 함께 동행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고자 ‘조직문화 개선 추진단’을 공식 출범하고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슬로건 공모전을 시작으로 원탁토론회, 통통 혁신의제 발굴단 운영, 실천 챌린지, 토크 한마당 등 직원들이 함께 뜻을 모아 ‘동행(동구를 행복하게) 약속 12계명’이 탄생됐다.

올해는 지난 성과를 토대로 도시계획과와 통합돌봄과의 실천 챌린지 우수사례를 전 부서로 확산시킨다. 도시계획과가 진행한 ‘칭찬스티커’는 행정시스템 내 ‘칭찬게시판’을 신설하고, 직원 칭찬 글을 올려 서로 칭찬하고 독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통합돌봄과의 ‘유연근무제’ 시범 운영은 기존 시차 출퇴근형과 근무시간 선택형을 도입, 확대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주 5일, 하루 평균 최소 4시간 근무를 전제로 8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희망하는 시간대에 근무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각 부서별로 올해 반드시 해야할 일 1가지와 하지 않아야 할 1가지를 정하고 실천하는 ‘1행(行) 1무(無)’ 캠페인을 실시한다. 또한 워크 다이어트(Work Diet·비효율적 업무 줄이기)를 통해 업무 부담 최소화, 워라밸 실현을 보장하고자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BPR)’에 나설 방침이다.

동구는 올해 조직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행정업무 자동화 시스템(RPA)’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RPA는 단순·반복적 업무를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화시켜 처리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당직근무 알림, 민원처리 독촉·예고, 초과근무수당 예산 등이 해당된다. 업무 자동화로 절감된 시간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업무에 역량을 집중시켜 행정 업무의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임택 동구청장은 “갈수록 젊은 직원들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과거 수직적이고 딱딱한 공직사회 문화에서 탈피하고자 다양한 시책을 도입·추진 중이다”면서 “그동안 잘 해오고 있지만 올해는 일하는 방식 개선을 통한 업무효율성 증대는 물론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공직사회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규진 기자 kor74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