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백운옥판차 음다-클래식 앙상블 호응
검색 입력폼
강진군

강진 백운옥판차 음다-클래식 앙상블 호응

이한영 생가에서 ‘茶정한 밤’ 음악회 성료

[호남in뉴스]강진군과 이한영茶문화원은 지난 1일 강진군 성전면에 있는 이한영 생가에서 2023 국가무형문화재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 사업의 하나로 ‘茶정한 밤’ 음악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11일 밝혔다.

전국에서 300여 명의 다인들이 강진차와 음악회가 어우러진 행사장을 찾아와 성황을 이뤘다.

당초 150명 정도 신청을 받아 음악회 행사를 치르려고 계획했으나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참여 의사를 보였다. 한국 최초의 차 브랜드인 백운옥판차 음다(飮茶)와 클래식 음악 연주라는 이색적 앙상블에 사람들이 큰 호응을 보인 것이다.

‘茶정한 밤’ 음악회는 클래식 공연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김이곤 감독이 진행을 맡았다. 이한영 생가 마당 곳곳에 마련된 찻자리에서 관객들은 차의 색향미를 느끼며 바이올린 김정수, 첼로 안소연, 피아노 방기수 등 3인의 열정적 연주를 감상했다.

에릭사티의 ‘쥬뜨브’, ‘짐노페디’ 등을 시작으로 밤, 달, 별, 사랑을 주제로 한 연주가 차례로 이어질 때마다 무대의 분위기는 무르익어갔다.

‘밤’을 소재로는 모차르트의 ‘아이네클라이네 로망스’, 돈 맥클린의 ‘빈센트’가, ‘달’을 소재로는 드뷔시의 ‘달빛’, ‘문리버’가, ‘별’을 소재로는 이수인 작곡의 ‘별’, ‘피노키오 춤’, ‘별에게’가, ‘사랑’을 소재로는 ‘사랑의 인사’와 슈만의 ‘로망스’가 연주됐다.

월출산 아래 이한영 생가에 고즈넉이 마련된 ‘茶정한 밤’ 음악회는 어느새 월출산의 달과 별을 불러내고, 관객들의 사랑하는 마음까지도 끄집어내었다. 광주에서 왔다는 한 관객은 “조선 전기 산수화의 대가 안견이 이 장면을 보았다면 ‘몽유도원도’가 아니라 ‘몽유월산도’를 그려냈을 것이다. 그만큼 황홀하고 인상적인 음악회였다. 백운옥판차와 클래식 음악의 조화가 절묘했다. 오늘 느낀 심정을 뭐라 표현하기 힘들다”고 큰 감동을 드러냈다.

김이곤 감독이 연주의 중간중간에 연주곡을 소개하며 클래식 음악의 이해를 도왔고, 월출산 차문화와 백운옥판차의 역사 등도 간략하게 설명함으로써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하는 음악회였다. 또한 이한영 생가 입구에서는 음악회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광주교대, 목포대, 조선대의 차 동아리 학생들이 각각의 특색을 살려 찻자리를 마련하고, 이한영차문화원에서 만든 여러 종류의 차를 제공하는 시음 행사를 벌였다.

음악회를 찾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대학생들이 한국 전통차에 관심을 가지고, 이런 행사에 같이하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청년들이 우리의 전통차에 관심을 가져야 차의 미래가 있겠지요”라며 긍정적 전망을 보였다.

이현정 이한영茶문화원 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천년의 차향을 머금은 월출산 아래에서 소중한 사람과 함께 차를 나누며 모두의 지친 몸과 휴식이 깃들기를 소망했다”면서 “월출산의 사계를 담은 차 한 잔에 별과 바람과 달의 노래가 흐르면 이 자리에 앉은 모두의 마음에도 따뜻한 사랑이 강물처럼 흐르게 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요”라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강진에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천년의 차문화가 있다”면서 “이번 행사로 월출산 주변의 차문화 전승공동체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현명 기자 honamin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