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9월 모의평가는 지난 6월 교육부의 초고난도 문항(킬러문항) 배제 발표 이후 치러진 첫 시험이자 수능 전 마지막 모의고사이다. 68개 고등학교와 23개 지정 학원에서 15,533명의 수험생이 응시했으며 고3 재학생은 13,012명이고 졸업생(검정고시생 포함)은 2,521명이다. 응시인원은 전년도에 비해 재학생은 감소했고, 졸업생은 많이 증가했다. 전국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오는 11월16일 시행되는 수능시험에 응시하는 졸업생 비율은 30% 이상으로 역대 최고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모의평가는 광주진협 분석 결과, 전년도 수능과 유사한 수준으로 출제됐고 전반적으로 초고난도 문항은 배제됐지만, 변별력 있는 시험으로 판단된다.
국어 영역에 대해 동아여고 여은화 교사는 지난 6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고 전년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고 EBS 체감 연계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보였다. 대신 여러 난이도를 가진 문항의 적절한 구성과 매력적인 선택지 배치로 상위권 변별력은 어느 정도 확보할 것으로 판단된다.
공통과목인 ‘독서’는 ‘독서, 사회, 과학, 인문주제통합’ 영역에서 출제돼 지난 6월 모의평가와 같이 4개 지문 17문항으로 이뤄졌다. 특히 4개 중 3개의 지문이 EBS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돼 해당 교재로 평가를 대비한 수험생의 경우 체감 연계율이 문학보다 높았다. 어려운 전문용어, 시각자료 등이나 과도한 추론을 요구하는 문항도 없어 최상위권 학생들은 다소 평이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정교한 선택지 구성으로 지문 이해해 꼼꼼하게 이를 확인하지 않으면 틀릴 수도 있어 평이하게 정답이 도출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특히 ‘압전 효과를 활용한 초정밀 저울’을 소재로 한 과학 지문의 11번, ‘조선 후기 신분제의 변화와 개혁론’을 소재로 한 인문주제통합 지문의 15번, 16번은 초고난도 문항 배제 조건을 지키면서도 변별력을 갖춘 문항으로 보인다.
공통과목인 ‘문학’의 경우 ‘고전소설, 갈래복합, 현대소설, 고전시가’ 지문이 출제됐다. 지난 6월 모의평가와 같은 4개 지문 17문항으로 박용래의 ‘월훈’, 양귀자의 ‘원미동 시인’, 정철의 ‘성산별곡’ 같은 경우 EBS 연계 교재에서 간접 연계로 출제됐다. 문학 지문의 길이가 길지 않으면서 연계율도 높아 수험생의 부담은 줄었다. 하지만 정교하고 복잡한 선택지로 인해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갈래복합 26번 문제인 고전수필 서영보의 ‘문의당기’는 EBS와 연계되지 않아 생소하고, 주제가 관념적이기에 변별력을 갖춘 문항으로 보인다.
선택과목인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는 다소 평이하게 출제됐다. 선택과목의 난이도 차이를 최소화하고 선택과목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 출제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화법과작문’은 기존의 출제 경향대로 화법과 작문을 통합한 문항이 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평이했다. ‘언어와매체’는 정확히 확인해야 할 요소가 많아 까다롭게 여겨지는 문법 문항도 있었다. 하지만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매체를 바탕으로 EBS 연계 교재에서 다룬 개념과 문항을 출제해 전체적인 난이도는 높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수학 영역에 대해 숭덕고 박영광 교사는 전년도 수능 및 지난 6월 모의평가와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객관식보다 주관식이 쉽게 출제됐다. 최상위권을 선별하는 변별력은 6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중상위권 변별력은 더 커졌을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어려운 문항으로는 ‘수학Ⅰ’ 14번, ‘수학Ⅱ’ 13번으로, 두 문제 모두 객관식 문항이다. 각각 지수함수의 평행이동과 미분의 개념을 명확하게 알고 문제의 상황에 맞게 잘 적용해야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전통적으로 고난도 문항으로 자리했던 15번은 상대적으로 앞선 두 문항보다 더 쉬운 경향을 보였다. 그 외의 문항들은 연산과정이 다소 길어질 내용들로 구성돼 중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체감상 시간적 부담이 많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선택과목인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는 모두 지난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출제됐다. 학교 수업과 EBS 연계 교재를 충분히 학습했다면 어렵지 않게 풀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공계열로의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미적분’은 어려운 계산보다는 정의와 개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만 있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항들로 구성됐다.
문항별 난이도 구성은 지난 6월 모의평가와 유사하게 전통적인 방법과는 다소 다르게 출제됐다. 확실하게 풀 수 있는 문항이라면 바로 해결하고 잘 풀리지 않은 문항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 수학 시험시간 100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므로 해결할 수 있는 문항부터 전부 다 점검한 이후 나중에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습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BS 연계 교재 체감율은 다소 높은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12번 문항은 수능완성 실전편 4회 7번 문항과 일치했으며, 20번 문항 또한 수능완성 실전편 3회 13번 문항의 도형과 매우 유사하게 출제됐다.
영어 영역에 대해 광주대동고 오창욱 교사는 9월 모의평가는 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면서도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 어려운 어휘가 거의 활용되지 않았으나, 한 문장의 길이가 긴 지문들을 활용해 독해 난이도를 조절했다. 41~42번 장문 지문이 지난 6월 모의평가에 비해 현저히 짧아진 것을 포함해 특정 문항의 지문 길이가 줄어든 점도 눈에 띈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는 매력도가 높아 학생들에게 혼선을 주던 오답 선택지가 거의 없었던 데 반해 이번 모의평가에는 대폭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특히 최근 수능에서 어렵게 출제되던 문장 삽입 문항인 38, 39번 모두 매력도가 높은 선택지로 중상위권 학생 다수가 함정에 빠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38번에서는 ‘For example’, 39번에서는 ‘Critics’로 매력도가 높은 선택지를 만들었다. 36번 글의 순서 문제에서도 순서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많지 않아 학생들이 글의 논리적 흐름으로만 순서를 파악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33번 빈칸 문항에서도 매력적인 오답 선택지가 2개나 존재하고, 34번 빈칸 문항에서는 그림이나 사진에 나오는 장소(그림, 사진을 의미)가 이동했다는 문장을 의역해야 뜻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밑줄 친 문맥 의미를 파악하는 21번 문항은 매력도가 높은 선택지가 포함돼 정답을 고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9월 모의평가는 교육부의 초고난도 문항(킬러문항) 배제 발표 이후 시행된 첫 시험이자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았고 의미가 큰 시험이었다. 수험생들은 9월 모의평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출제 경향 분석을 통해 올해 수능 출제 방향을 확인하고 최종 마무리 학습에 매진해야 한다.
첫째, 최근 수능(모의평가 포함) 기출 문제와 EBS 연계 교재를 중심으로 꼼꼼하게 마무리 학습을 해야 한다. 특히 올해 수능은 EBS 연계 교재 학습이 중요해진 만큼 반복해서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정교하고 복잡해진 선택지(매력적인 오답)로 변별력을 확보한 이번 모의평가 경향을 봤을 때 선택지 이해와 판단에 정확성을 기해야 한다. 자주 틀리는 문항은 오답노트를 활용해 이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점검해야 한다.
셋째, 수능시험 시간표에 맞춰 학습하고, 실전 모의고사 문제풀이를 통해 실전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제한된 시간 내에서 자신만의 문제풀이 순서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수능시험일까지 꾸준히 실전 문제풀이 연습을 해야 한다.
넷째, 심신의 안정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수능시험에서 평상시 실력을 발휘하려면 체력관리와 건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쉬는 시간을 활용해서 운동과 산책을 병행하고, 멘탈 관리를 위해 명상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 수능시험은 9월 모의평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므로, 수험생들은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자기 관리를 하면서 성실하게 수능 마무리 학습을 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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