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청장 임택) 자연부락에서 죽어가던 노거수가 지자체와 건축NGO(비영리 시민단체)의 지속 가능한 건축 철학과 주민들의 관심으로 되살아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임택 동구청장은 지난 6일 내남동 내지경로당에서 열린 시무나무 생육환경 개선사업 주민보고회 자리에서 박홍근 ‘나무심는건축인’ 상임대표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았다.
동구는 지난해 연말부터 나무심는건축인과 협업해 내지경로당 마을회관 앞 석축 옹벽을 뚫고 생육 중인 시무나무의 생육환경을 개선하고자, 나무 외과시술 등 수목 치료 및 조형물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시무나무는 이정표가 없던 옛날에 20리마다 심어 거리를 표시했던 길라잡이 표시목이다. 내지마을 시무나무는 약 140년 수령으로 추정되는 노거수로 오랜 시간 마을을 지키며 주민들을 위한 정자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해 썩고, 넘어지려던 나무를 지자체의 조치에 따라 원형 파이프로 만든 받침대를 지팡이 삼아 기댈 수 있도록 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우연히 이런 상황을 알게 된 나무심는건축인 소속 한 회원의 관심으로 동구와 협업해 10개월 만에 죽어가던 노거수가 되살아났다.
박홍근 상임대표는 “동구의 예산 지원과 신속한 사업 추진을 통해 마을을 대표하는 노거수를 지켜낼 수 있었다”면서 “내지마을 주민은 물론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아름다운 경관과 쉼터를 다시 제공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임택 동구청장은 “마을 중심에 있는 수목의 생육환경을 개선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생명과 환경의 중요성을 전파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민·관이 긴밀히 협력해 건강한 녹색 공간 조성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처칠 기자 hnin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