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군(군수 우승희) 지역사회가 불안정한 쌀 유통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협의를 이끌어내 주목된다.
지난 4일 영암군청에서 ‘고품질 쌀 유통 활성화사업 추진 협약식’을 열고 모든 지역농협이 미곡종합처리장(RPC) 대통합을 약속한 것이다.
우승희 영암군수와 강찬원 영암군의회의장, 지역농협장 등이 참석한 이날 협약식에서 지역 8개 농협 모두 RPC 대통합에 함께해 가공시설 현대화를 이뤄내기로 했다.
지난해 45년 만의 쌀값 최대 폭락이라는 위기를 겪으며, 영암군은 임시방편이 아닌 미래지향적 쌀 산업 정책과 농업발전 전략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여기에 중앙정부의 ‘1시군 1통합RPC’ 정책에 발맞춰 전문화·규모화된 산지 유통 주체의 필요성에 공감, ‘통합RPC 대통합’을 추진하기로 지역사회의 중지를 모았다.
현재 운영 중인 ‘영암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1995년 준공된 RPC를 기반으로 2008년 1만 톤 생산규모의 통합RPC가 됐다.
이후 쌀시장 위축, 시설의 노후화 등 어려움으로 일부 단체가 탈퇴, 4개 농협만이 참여한 통합RPC로 운영돼오고 있었다.
이날 협약으로 지역농협 전체가 참여하는 RPC 체계가 구축돼 영암 쌀 유통이 일원화된다. 이를 바탕으로 대외 거래교섭력 강화, 쌀 가격 지지 공동 추진 등도 가능해졌다.
영암군은 ‘2025년 고품질 쌀 유통 현대화 공모사업’에 참여해 연간 2만 톤 규모의 가공시설, 4,000톤 규모의 저장시설을 추가 확충하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총 3만 톤 규모의 고품질 쌀 생산 기반을 갖춰 시장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박도상 영암군농협통합RPC 의장은 “쌀 소비량 감소와 유통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농업인의 쌀 제값 받기가 더 힘들어졌다”며 “농협중앙회와 8개 지역농협이 긴밀한 협조로 RPC 대통합과 공모사업을 성공시켜 농업군 영암의 입지를 단단히 하겠다”고 밝혔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지난해 쌀값 폭락 위기를 겪으며 지역사회 전체가 변화를 도모해야 할 시기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이번 협약은 농정 혁신의 신호탄이고, 내년 공모사업까지 더해 벼 재배 농가가 제값을 받고 쌀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영암군은 매년 15,000ha에서 약 10만 톤의 벼를 생산하는 전남 2위의 쌀 생산지다.
박주환 기자 hnin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