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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그늘막 쉼터는 종자관리소의 현장 대응 조치로, 근로자의 신속한 보호를 위해 추진됐다.
종자관리소는 연간 약 100ha(30만 평) 규모의 농지에서 국가 식량종자인 벼·콩·맥류 종자를 생산하고 있다. 농작업이 주로 그늘이 없는 들판에서 이뤄져 근로자의 폭염 노출 위험이 매우 높다.
원래 들판 중간에 고정식 그늘막을 설치해 운영했으나, 수시로 작업 위치가 바뀌는 농작업 특성상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종자관리소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던 중 현장 전문가인 김현진 주무관이 트랙터용 트레일러를 활용한 이동식 쉼터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하며 직접 제작했다.
쉼터는 트랙터로 이동이 가능하고, 농로 등 비포장 도로에서도 운용이 가능해 다양한 영농작업 현장에서 ‘영농형 휴게시설’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
트레일러 위에는 그늘막과 간이 의자, 수분 보충용 음료 등을 탑재해 농작업 장소까지 이동하도록 구성됐다.
이동식 파라솔 대비 약 10배 넓은 그늘 면적을 제공해 더 많은 근로자가 동시에 휴식할 수 있는 실질적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또한 보유 중인 자재를 재활용해 15만 원의 비용으로 직접 제작돼 외부 제작 시 예상 금액보다 약 85% 이상을 절감, 저비용·고효율의 적극 행정과 예산 절감 사례로 평가된다.
실제 근로자들도 무더운 작업 현장에서 멀리 걸어갈 필요가 없어 피로도 감소와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장 맞춤형 아이디어는 타 시·도에도 공유돼 도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휴게시설이나 음용수 등 인프라가 부족한 들판이나 간척지 지역에서 활용 가능성도 높게 평가된다.
김재천 전남도 종자관리소장은 “폭염에 따른 현장 근무자의 안전 위협이 심각한 상황에서 현장 담당 주무관의 참신한 아이디어는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대책이었다”며 “앞으로도 현장 의견을 반영해 작업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고, 안전하고 쾌적한 농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규진 기자 kor741@hanmail.net